본문 바로가기

챱챱

나만 알고싶은 구의동 빵집 라그랑우스

  솔직히 진성 빵순이는 아니다. 그치만 가끔 빵이 땡길 때 한 번씩 급발진을 해서 대량학살을 하곤 한다. 이번에도 주섬주섬 담다 보니 39,500원이 나왔다. 이번이 제일 많이 산듯ㅋㅋㅋ 동네빵집이라고 치부하기엔 고급진 퀄리티. 라그랑우스를 다시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라그랑우스를 알게된건 한때 단골 빵집이었던 초이고야가 멀리 이사를 가면서 허한 마음에 다른 빵집을 찾다가 알게 되었다. 나만의 단골 빵집이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유명해지는 중. 나만 알고 싶은 빵집이긴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꼭 맛 보여주고 싶어서 지인 몇 명을 데려간 적이 있다.  

 

 라그랑우스에 다녀온 지인들의 후기는 아래와 같다.


A : 이런거 누리려고 니가 서울 사는구나..

B:  니랑 라그랑우스에서 레몬 마들렌 먹고서 마들렌에 환장하게 됨.

C:  소금빵보다 크로와상이 더 존맛이군. 담백하고나 빵들이. 한사바리 또 먹음.  

 

 평이 대체로 좋은 편이다. 친구가 빵을 계산하고 나면, 내가 먹어본 것 중 그 친구가 좋아할 만한 걸로 퍼스널 쇼퍼처럼 찾아서 사준다. 내가 골라준 게 제일 맛있었다고 할 때 그 뿌듯함은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 

 인스타 팔로잉을 잘 안 하는데 라그랑우스는 추가했다. 아주 가끔 인스타에서 택배 주문도 받으시는데 금방 마감되어서 타이밍을 잘 잡아야 된다. 사장님도 사모님도 친절하신 편. 인스타에도 가족에 대한 애정이 뚝뚝 묻어나고, 도란도란 화목해 보여서 보기 좋다. 혼자서 다양한 빵들을 만들며 운영하시려면 건강관리가 쉽지 않은 것 같다. 건강 상의 이유나 가족과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휴무를 공지하실 때가 있으니 방문 전에 인스타로 휴무를 꼭 확인하자. 

우유식빵

 오픈 시간 12시에 맞춰서 갔더니 우유식빵이 갓 나와서 통식빵으로 가져왔다. 

갸또쇼콜라

 뭐야 뭐야 이 고급진 비주얼은.. 금박에 생크림 두께 보소.. 

 다리 꼬고 우아하게 먹어야 될 것 같은 맛이다.

브라우니

 겉바속찐. 겉은 바삭하고 속은 찐찐하다.  

 브라우니는 역시 포크가 윽 하고 들어가야 제 맛. 

 포크로 사사삭 떠보면 견과류가 콕콕 박혀있다. 

치즈 파운드 케익

 야금야금 먹다 보면 가운데 숨어있던 치즈가 뙇! 사장님 센스 무엇..

그리시니

  슴슴한 그리시니가 미덕이라고 생각했건만.. 이거 요물이다. 치즈 누룽지맛인데 바삭바삭 먹다 보면 금세 다 먹어버린다.  

머랭쿠키

 머랭쿠키만 파는 건 봤어도 프레첼과의 조합은 안 살 수가 없다.. 대놓고 단짠이잖아?! 머랭쿠키의 허한 맛을 프레첼이 채워준다. 

(좌) 레몬마들렌 (중) 갈레트 (우) 치즈 휘낭시에 

 나의 한때 최애 레몬 마들렌. 하도 많이 먹어서 지금은 차애가 되었다. 친구를 마들렌에 빠지게 한 바로 그 장본인이다.  

갈레트
치즈 휘낭시에

 개인적인 취향은 크로와상, 레몬 마들렌, 잠봉뵈르, 까눌레, 그리시니 이 정도?

 바게트로 입문을 했고 시즌별로 바뀌는 빵들도 여럿 먹어봤지만 대부분의 빵들이 최소 평타 이상을 하며, 버터 조절을 잘하시는 것 같다. 재료를 아끼지 않으시는데 또 맛이 고급져~ 양도 혜자스러워.. 겉바속촉 여심 저격할 빵 종류들이 많고 만약에 카페에서 이걸 판매했다면? 두 배 가격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작은 빵집이지만 종류가 꽤 다양하고 빵을 먹다 보면 라그랑우스 특유의 시그니처 향을 느낄 수 있는데 그게 또 재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