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블루베리란 크기도 콩알만하면서 더럽게 비싼 그런 과일이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바나나 혹은 제철과일을 사먹어왔다.
그러던 어느 날 부모님께서 큰집에서 제사를 지내고 블루베리를 한가득 받아왔다.
매년 블루베리 철이 되면 큰엄마가 부업삼아 농장에 알바하러 가시는데 통통하고 맛있는 블루베리를 직거래 가격으로 사서 나눠주신 것이다.
솔직히 엄마가 씻어다 줄 때까지도 심드렁했다. 블루베리가 거기서 거기지 흥.
외관은 생각했던 것 보다 싱싱하고 탱글탱글 큼직한 블루베리였다.
한 입 씹었는데 '아니 이 맛은..!' 최상급 블루베리가 입 속에서 헤엄치며 비룡이 된 느낌!
그 비싼 블루베리를 아빠와 경쟁하듯 한 움큼씩 집어 입에 털어넣기 시작했다.
그렇게 며칠 간 블루베리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다 어느새 다 떨어진 블루베리..
맘 같아선 그 농장에 찾아가서 한 다라이 직접 사고 싶었지만
엄마의 "돈 많나?" 한마디에 급시무룩해졌다.
아무리 싸게사도 500g에 8,000원 이상을 호가하는 귀하신 몸 블루베리..
꿈엔들 잊힐리야 블루베리를 그리워하다 결국 인터넷 사냥에 나섰다.
냉동은 안돼! 생과여야만 그 맛을 제대로 느낄수 있다구~!!
그리고 나름 합리적인 가격으로 찾은 2kg에 40,000원.
더운 날 오는 길에 터져 곤죽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두근 반 세근 반..
다행히 꼼꼼하게 포장되어 터진 것 없이 잘 도착했다.
큰집에서 얻어온 블루베리만큼은 아니었지만 생과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매일 밤마다 500G씩 해치우는 중.. 벌써 두 팩 밖에 안 남았다ㅜㅜ
통장잔고가 살짝 걱정되긴 하지만 블루베리를 먹는 시간만큼은 넘나 행복하다♡
씻어먹기도 편하고 음식물 쓰레기도 없어서 더 사랑스러운 블루베리, 제철 지나기 전에 다들 어서 맛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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