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챱챱

별거 없는데 맛난 초간단 브런치

 이마트 안에 있는 빵집 밀크앤허니를 애용하고 있다. 홈플러스 내 빵집도 괜찮았던 걸로 기억! 조금 다른점이라고 하면 홈플 빵집은 좀더 서양스러운 커다란 빵을 많이 팔더라. 파리지앵마냥 커다란 바게트를 저렴하게 구입하고는 집에 돌아가는 길에 '아 이거 언제 다먹지..' 고민하다가 그날 밤 절반을 먹어치우고 잠든 적이 있다. (먹고 바로 누워서 소가 되는 게 내 꿈^^) 


 마트 빵집은 밤 늦게 가면 늘 세일하고 있다. 타임세일이 아니어도 충분히 합리적인 가격이다. 뚜레쥬르나 파리바게트보다 저렴하게 사는 기분을 즐겨보자. 장보기가 취미인 필자는 이마트 구경갔다가 밀크앤허니에 들러 치아바타 혹은 베이글 재고를 확인 후 2개 사서 반을 갈라 냉동실에 쟁여둔다. (늦게가면 다 떨어지고 없엉ㅠㅠ) 쟁여두면 언젠가는 요긴하게 먹는다! 꼭 미리 잘라서 넣어둘 것. 귀찮다고 통으로 넣어뒀다가 나중에 꺼내서 반으로 쪼개려고 한다면 이미 늦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로 늦음) 


 다들 경험해봤겠지만 냉동된 빵을 데울 때 전자렌지를 사용하면 빵이 물렁해져서 맛이 없다. (전자렌지 사용해서 맛있는 건 호빵 뿐..) 필요할 때 냉동빵을 꺼내서 후라이팬을 달궈 빵 안쪽부터 문질문질 까실까실 스무스하게 노릇노릇 구워준다. 베이글 바깥부터 구우면 수분때문에 눌어붙더라. 안쪽을 충분히 구워주어 얼음 알갱이들을 증발시킨 후 바깥부분을 구워주자.


 여기서 잠깐! 다이어트 중이라면 그 손 놔요.. 먹지말라고는 안할게요. 통밀빵으로 먹어요.. 안되면 호밀이라도.. (통밀100%가 가장 좋은데 그런 빵집을 찾는게 일이다. 찾다가 화나서 만들 뻔..)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려줄테니 빵만 홀랑 먹지마라.. 목 막히고 짠내난다.



1. 크림치즈와 훈제연어


 크림치즈는 역시 필라델피아>_< 아무리 치덕치덕 발라도 크림치즈가 분명 남을거다. 남은 크림치즈는 우유랑 같이 끓여서 까르보나라 해먹으면 맛있다.


 예전에 뉴욕에 놀러간 적이 있다. 뉴욕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 빡센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뉴요커인양 베이글 맛집에 들러 딸기크림치즈에 훈제연어 조합으로 주문을 했는데 의외로 맛있었다. (아무렇게나 주문한거여서 더 놀람.) 그렇게 베이글을 챱챱 먹으며 센트럴파크를 파워워킹했더랬다. 뉴욕이 그리워 뉴요커가 되고 싶을 때, 혹은 스스로 세련된 서울러 느낌 나고 싶을 때 이렇게 차려먹는다. (나는 차가운 도시여자, 하지만 내 남자에겐 따뜻하겠지..) 재료 자체는 비싼 편이지만 브런치카페에서 사먹는 것보다 듬뿍 넣어 먹을 수 있어서 추천한다.



 냉장고에 굴러다니는 간장양파가 있어서 억지로 넣어봣는데 간장양파의 간장이 좀 별로였다. 차라리 생양파를 얇게 슬라이스에서 찬물에 담갔다가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2. 달콤한 잼과 계란후라이


 지인에게 수제 복숭아잼을 선물받았다. 너무 행복해! 잠시 이야기가 딴길로 샜지만 진심 감동했다능.. 요즘 선물이라고 하면 필요한 물건을 사다가 건네는 경우가 많은데 너무 오랜만에 이렇게 자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직접 만든 선물을 받아서 생소하고 고마웠다. 이런 감정을 느끼며 한편으로는 나이먹고 찌들은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난 이미 꼰대야ㅠㅠ 흙.. 어쩔 수 없는 흐름이겠지.. 



 원래 계란후라이가 써니사이드업으로 뙇 올라가야 하는데 알다시피 계란파동으로 인하여, 그리고 계란값이 여전히 비싼 관계로 당분간 계란을 구입할 일이 없을 것 같아 잼을 듬뿍 바르고 궁셔리하게 파슬리가루로 톡톡 마무리했다. 계란후라이가 들어가면 든든하고 잼이랑 입 안에서 섞이면서 더 맛있긴 하다.



 촌스럽게 커피를 못 마시는 필자는 우유를 마신다. 스타벅스 컵을 선물해 본 적은 있는데 내 돈으로 산적은 없다. 아래의 컵은 지인에게 받았는데 이럴 때 요긴하다. 브런치 별거없어~ 훗.



3. 허니머스타드와 딸기잼 (사진없음)


 '읭?'스러울 수 있는 조합. 완전 초간단 레시피다. 어쩌다 이 레시피를 알게되어 한번 도전해봤는데 왠걸 짱 맛있다. 빵 한쪽엔 허니머스타드, 다른 한쪽엔 딸기잼을 발라서 겹쳐 먹으면 끝. 소스만 발라서 먹는 레시피이기 때문에 식빵처럼 얇은 빵으로 만들어먹는 걸 추천한다. 모퉁이까지 소스를 정성껏 발라 대각선으로 샥샥 잘라놓으면 어쩐지 있어보여서 피크닉 갈 때 삼단도시락 여백 채우기도 좋을 것 같다.


 팁을 하나 주자면 허니머스타드 대신 홀그레인 머스타드를 바르면 고급진 맛이 난다.(근데 비쌈.) 비싸지만 홀그레인 머스타드를 한번 맛보기 시작하면 그것만 찾게 된다. 훈제오리 구워먹을 때도 추천!


 인생 뭐 없다. 김사랑처럼 우아한 아침식사까지는 아니더라도 남 부럽지 않은 브런치 조합으로 자존감을 팍팍 채워보자.